애기 보느라 바쁜 와중에도 주말에 영화를 두 편이나 보았습니다. 하루는 친가, 하루는 처가에 애기를 맡기고...-_-;;;
토요일에 보았던 '님은 먼 곳에'에 대한 얘깁니다.
처자가 지금 다 친정에 있는 관계로 영화는 진주 최고의(두 개중) 극장인 엠비씨네에서 보았습니다(진주 CGV). 사실 제 고향인 진주에도 예전엔 극장이 많았는데(10여개 가까이?) 멀티플렉스들이 생기더니 다 망해버렸죠.

엠비씨네의 경차 우대(?) 주차공간
여하튼, 영화 얘기를...
이준익 감독 작품이라 사실 기대 많이 했습니다. 수애도 좋아하는 배우고 정진영도 좋아하고... 기대를 한 이유는 물론 최고의 이슈작인 왕의 남자도 있지만 오히려 라디오 스타나 즐거운 인생에서의 이야기 솜씨가 참 대단하다고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또한 모 파워 블로거님의 -_-
강력한 포스팅도 있었고요.
역시나 말이 많은 부분... '순이는 왜 월남으로 갔을까'(책 제목 같네요 ㅡㅡ)에 대한 의문은 저에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제가 볼 때는 모종의 의무감과 함께 심심하면 순이를 살포시 즈려 밟아 주시는... 아니 갈구는 -_- 시어머니로부터의 '탈출'의 의미로 월남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거든요.
탈출이란 이유만으론 좀 설득력이 부족하긴 합니다만... 그럼 굳이 포탄이 날아다니는 베트남으로 가는 것보다는 호주로 기술이민을 가는게 나을텐데...-_-;;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접습니다
결국 단순한 결론이지만 순이는 남편을 사랑한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 않고서는 월남으로 간 이유가 일단 불충분하며, 또한 왜 한창 전투지역인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 애를 썼으며, 미군 부대장에게 남편을 수색해달라고 요구하며 정조를 바치는 부분 등이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자기를 막 대하고, 바람까지 핀 남편이지만(순이는 모르지만) 월남에서 본 수많은 군인들과 동화되고 그들을 이해했던 것처럼 남편 또한 그렇게 이해했던 걸까요.
그래서 이 영화는 (나이는 먹을만큼 먹었지만) 순이의 성장영화가 맞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던 순이가 닳을 대로 닳은 여자로 전쟁의 아픔을 알아가는 과정이랄까요.
하지만 사실 그러기에는 또한 이 영화가 너무 착하다는게 저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쟁은 전쟁, 너무 잔인하게 묘사하는 것도 사실 전 별로지만 '님은 먼 곳에'는 너무 얌전하게 묘사합니다. '호텔 르완다'처럼 양민 학살을 세세하게 다루라는 얘기가 아니라...-_- 예를 들면 순이가 공연하는 장면들에서 군인들은 순이한테 호응하며 같이 춤추고 매우 화기애애하죠.
실제라면 순이 주위를 둘러싸고 부비부비하는 정도는 얌전한 편이라는 것에 백만원 걸지요 -_-;
(제가 군대 있던 때 국군의 날 행사 준비단으로 참여했는데 위문(?) 공연한다고 가수들이 왔었는데 엄정화 때문에 특전사랑 해병대랑 패싸움을 했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 서로 무대 올라가서 춤추다가 시비 붙음)
라디오 스타나 즐거운 인생도 그렇지만 주인공의 시련이 관객들에게 아주 힘든 시련으로 느껴지지는 않지요 사실. 적당한 정도의 시련...? ㅡㅡ
그리고 순이를 밴드에 끌어들인 악역 정진영은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지만 마지막에는 순이의 적극적인 보호자로 동화되지요. 하지만 왠지 납득이 안 가는 면이 있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_-;
공연중에 폭격을 당하자 급히 도망치면서 한국군 무기고의 탄약과 포탄을 훔쳐서 팔 생각을 할 정도로 얍삽(?)하면서 별다른 계기 없이 순이를 적극 보호하는 역할이 된다는점은... 제가 영화를 제대로 못 본걸까요 아니면 이제 인생을 살 만큼 산걸까요 -_-
그래도 웬만한 영화들보다는 괜찮은 편입니다. 적어도 이건 보증하지요...-_-
여전히도 헬리콥터를 타고 순이가 부르던 '님은 먼 곳에'는 귀에 아른거리는군요. 원래도 좋아하는 노래였지만 수애의 목소리가 하도 처량한 블루스 톤이라...ㅡㅡ
내일은 교육감 선거군요. 웬만하면 선거합시다. 선거 안하면.... 대통령 꼴 납니다...-_-

순이는 이뻤다 -_-
Posted by emin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