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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3 Manner of Game (1)
2008/02/23 01:09

Manner of Game

좀 때지난 글이긴 하지만...
저는 와이프님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를 즐깁니다.

게임 뿐 아니라 타인과 함께 하게 되는 모든 것에는 '매너'란 것이 있죠. 좀 거칠게 말하면 불문율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은 사실 해석하기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되곤 합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아무리 시스템을 잘 설계해도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MMORPG에서 대표적인 것은 플레이어끼리의 전투나(PK라고 하죠) 아이템 분배가 있겠습니다.
이번 얘기는 아이템 분배와 관련된 얘깁니다.

지난 주말 저는 와이프님과 40중반대 던전인 줄파락을 돌았습니다.
저는 전사이고 와이프님은 마법사입니다. 그리고... 중간 보스가 천 아이템을 하나 떨어뜨렸지요. 와이프님 말고 파티에 사제가 한 명 더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사제가 양보를 하더군요(마법사와 사제 모두 천 방어구를 씁니다). 와이프님은 물론 낼름 아템을 가져갔지요.
그리고... 얼마 안 되어서 또 천 아이템을 보스가 떨구었습니다. 모조 가면이었는데 이번엔 사제가 가져 갈 의사를 밝혔지요('입'이라고 합니다. 입찰의 준말인듯.. 경매는 아니지만... 입한 사람끼리 주사위를 굴려 숫자가 높은 사람이 가져갑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습니다.

와이프님은 "나도 입 할래!"였고, 저는 "안 하는게 날 거 같은데..."였지요.
사실 양쪽 다 일리는 있습니다. 전자는 와이프님이 가져갔던 아이템은 어쨌거나 사제가 포기했었기 때문에 그 아이템과 상관없이 와이프님은 이번에도 입할 권리가 있다는 해석이며, 후자인 저의 해석은 첫번째 가져간 아이템(주만자 장갑)에 비해 모조 가면이 그렇게 좋은 아이템도 아니고 천템을 가져갈 권리가 있는 사람이 딱 두 명인데 이미 와이프가 하나 먹었으므로 도리상 와이프가 양보해야 된다는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경험이 더 많은 제 의견에 따라 와이프님은 입을 포기했지만 그 때부터 클리어할 때까지 저는 와이프님한테 시달려야 했습니다. 판금 아이템은 가져갈 사람이 저밖에 없었는데 와이프님이 자기도 입한다고 협박을 해 대질 않나...-_-;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입하는 것을 말리지 말란 말이다

사실 저런 경우는 와우를 하다 보면 비일비재함에도 딱히 정해진 불문율은 없지요. 저에게도 예전에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제가 세 번을 양보했는데 갖고 싶던 네번째 아이템이 나왔을 때에 아이템을 세 개 가져간 사람이 네번째는 주사위를 굴려서 가져가 버리는 바람에 열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열받는군요, 이런 싸가지 같으니...ㅡㅡ;
아마 그 때의 기억 때문에 와이프님을 말렸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경우에는 참 어떻게 해야 할 지 늘 난감합니다. 솔로몬의 선택에 물어볼 수도 없고...
(아이템의 분쟁시 변호사들이나 법조계 인사들은 어떻게 법리적인 해석을 내릴지 궁금하군요 -_-)

여튼 온라인 게임 해 보면 사람 성격 드러납니다 ㅡ.ㅡ
...와이프님 얘기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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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미뇨 2008/02/23 20:28 address edit & del reply

    허허허...리얼하게 써 놓으셨군요...
    재미있으십니다...남푠님..
    원래 아이템 욕심(?) 없는데 도적이 가지고 있던 가면이 부러워서...나도 그거 한번 둘러 써볼려고 그랬지요..

    '된장소녀'를 캡처하는 센스까지~~완벽하십니다요..
    만렙이 될때까지..열심히 즐겨보자구요~!!!